목회서신
지금 계속해서 <로마서> 강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몬떼레이한인교회에서 성도님들과 꼭 한 번은 주일 강단에서 나눠야 할 성경의 책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가운데 제 마음에 부담으로 다가온 책이 바로 <로마서>입니다. <로마서>는 이미 복음을 들어 알고 있었던 로마 교회 성도들을 위해 쓴 편지입니다. 쉽게 말해, <로마서>는 성도들이 '다시 들어야 할 복음'을 기록한 책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깨닫게 됩니까? 복음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전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복음을 들어 알고 있고, 이미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전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습니까? 이것은 또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이미 복음을 들어 알고 있지만, 여전히 복음의 감격과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정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할 사람들은 교회 ‘밖’보다, 교회 ‘안’에 훨씬 더 많다는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복음을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그러나 그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는 열심히 다닙니다. 하지만 구원의 감격을 잃어버리고, 수없이 말씀을 들어도 그 말씀이 내 삶에 능력이 되지 못하고, 그저 습관적으로 교회에 출석만 하고 있는 경우가 생각 외로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심지어 신앙의 연수가 더해 갈수록 자신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까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이 새롭게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가진 신앙의 기준으로 말씀을 평가하고, 말씀에 점수를 매깁니다. 그러다보니까 말씀이 은혜가 되겠습니까? 말씀을 들을수록 은혜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교만해집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보면,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아버지의 비유가 나옵니다. 이 비유에는 2명의 탕자가 나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탕자는 둘째 아들입니다. 집 ‘밖’의 탕자입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아 먼 타국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재산을 다 탕진하고 나서야 아버지께로 돌아옵니다. 집 ‘밖’에서 모든 것을 탕진하고 나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고 아버지께로 돌아옵니다.
두 번째 등장하는 탕자는 첫째 아들입니다. 집 ‘안’의 탕자입니다. 첫째 아들은 아버지 곁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첫째 아들은 늘 아버지 곁에 있었으면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모릅니다. 돌아온 동생으로 인해 크게 기뻐하며 잔치를 배설하는 아버지를 향해 오히려 불평과 원망을 쏟아냅니다. 첫째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고, 동생에 대한 긍휼의 마음도 없습니다. 첫째 아들에게 동생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판단의 대상이고, 정죄를 받아 마땅한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첫째 아들은 자기 의로만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첫째 아들, 바로 이 집 ‘안’의 탕자가 오늘날 교회 ‘안’에 있는 탕자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을 수없이 들었지만, 여전히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은 모릅니다. 아니,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만 중요합니다. 어려움 가운데 있거나, 삶의 아픔을 겪고 있는 성도들을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판단의 대상, 정죄의 대상으로만 여깁니다. 그저 자기 의로 가득합니다. 심지어 자기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하나님을 향해서도 ‘하나님, 이건 아니지 않나요?’ 평가를 내리고, 불평과 원망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이처럼 한 번도 하나님을 떠난 적이 없고, 늘 교회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복음을 통해 주어지는 하나님 나라의 기쁨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구원의 감격을 누리지 못하고,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바로 집 ‘안’의 탕자, 교회 ‘안’의 탕자들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다시 들어야 할 복음’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고 하여금 다시금 구원의 감격을 회복하게 만들어주고,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만들어주는 복음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요? <로마서> 강해를 통해 우리가 ‘다시 들어야 할 복음’은 무엇인지 깨닫는 은혜가 있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찾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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